
고정순 작가의 "철사 코끼리"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그림책은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슬픔과 그 상실을 극복해가는 여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상실과 그리움을 담은 아름다운 이야기
"철사 코끼리"는 어린 소년 데헷과 그의 사랑하는 아기 코끼리 얌얌의 이야기입니다. 돌산 아래에서 고철을 주워 삼촌에게 가져다주며 살아가는 데헷에게 얌얌은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닌 가족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얌얌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데헷은 깊은 슬픔에 빠집니다.
사랑하는 얌얌을 잊지 못한 데헷은 주워 모은 고철로 얌얌을 닮은 거대한 철사 코끼리를 만들어 함께 다닙니다. 이 철사 코끼리는 데헷에게 얌얌의 대체물이자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이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데헷은 자신의 슬픔이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멀어지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데헷은 철사 코끼리를 대장간 용광로에 녹이고, 삼촌은 그 철사로 작은 종을 만들어줍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울리는 종소리를 통해 데헷은 얌얌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면서도 새로운 일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전하는 상실과 치유의 메시지
이 그림책이 특별한 이유는 어린이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죽음'과 '상실'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고 따뜻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데헷이 얌얌을 그리워하며 철사 코끼리를 만들고, 결국 그것을 보내는 과정은 슬픔의 5단계(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를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통해:
- 상실의 아픔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것
- 슬픔을 표현하고 애도하는 것의 중요성
- 시간이 지나면서 슬픔이 변화하는 방식
- 기억과 사랑은 형태를 바꾸어 계속 이어진다는 것
을 배울 수 있습니다.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간결한 문체
고정순 작가의 그림은 이야기의 감정적인 무게를 더욱 깊이 느끼게 해줍니다. 수채화 같은 부드러운 터치와 제한된 색감은 데헷의 슬픔과 그리움, 그리고 점차 찾아오는 위로와 치유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전달합니다. 특히 철사 코끼리의 표현은 단순한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느껴지도록 섬세하게 그려졌습니다.
간결하면서도 시적인 문체는 복잡한 감정들을 과하지 않게 표현하며, 독자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석하고 느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둡니다.
부모와 함께 읽기 좋은 그림책
"철사 코끼리"는 단순한 슬픈 이야기가 아닌, 상실 후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아이와 함께 읽기 좋습니다:
- 반려동물이나 소중한 존재를 잃었을 때
- 상실과 이별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을 때
- 감정 표현과 공감 능력을 키우고 싶을 때
- 슬픔을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을 배우고 싶을 때
책을 읽은 후에는 "너도 소중한 것을 잃어본 적이 있니?", "데헷이 철사 코끼리를 용광로에 녹였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같은 질문으로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세요.
"철사 코끼리"는 슬픔과 상실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 안에서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감정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상실 후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이 의미 있는 여정에 동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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