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문입니다. 그 창문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게 됩니다. 오늘 소개할 『징검다리』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특별한 창문을 열어주는 그림책입니다. 전쟁의 아픔과 난민의 현실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바닷가에서 주운 돌들로 만든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입니다.
『징검다리』, 돌로 전하는 난민 가족의 이야기
『징검다리』는 이마주 출판사에서 출간한 그림책으로, 시리아 소녀 라마와 그의 가족이 전쟁을 피해 평화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시리아 작가 니자르 알리 바드르가 라타키아 해변에서 주운 자연 그대로의 돌들로 인물과 풍경을 표현한 독특한 작품입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돌로만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표정이 없는 돌들이지만, 크기와 색, 배치를 통해 인물의 감정과 상황이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평화와 자유, 행복을 상징하는 해와 달, 꽃, 새 등은 둥글고 밝은 돌로, 전쟁과 억압을 상징하는 감옥, 폭탄 등은 모나고 어두운 돌로 표현되어 대비를 이룹니다.
전쟁이 바꾼 일상, 라마의 여정
이야기는 평화로운 고향에서 행복하게 살던 라마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라마는 가족과 함께 웃고, 놀고, 꿈꾸는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화단에는 꽃이 피어있고, 하늘에는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라마의 세계는 밝고 따뜻합니다.
그러나 어느 날, 라마의 평화로운 세계는 전쟁으로 인해 산산조각 납니다. 폭탄이 떨어지고, 집은 무너지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흩어집니다. 라마와 가족은 집과 일상, 사랑하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끝없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책은 라마 가족의 여정을 따라가며,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새로운 터전을 향한 희망과 연대의 순간들을 시처럼 간결하고 따뜻한 글로 표현합니다. 라마와 가족이 마주하는 위험과 어려움, 그리고 그 속에서도 발견하는 작은 희망의 순간들이 돌로 만든 섬세한 그림으로 펼쳐집니다.
'징검다리'의 상징성
책의 제목 「징검다리」는 단순히 물을 건너는 돌다리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생각과 사람, 세계와 세계를 잇는 연결의 상징입니다. 라마와 가족이 건너는 바다, 산, 강은 물리적인 장벽이면서 동시에 과거와 미래, 절망과 희망 사이의 경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징검다리는 우리와 난민 사이의 연결고리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라마의 이야기를 통해 난민의 현실을 이해하고, 그들의 아픔과 희망에 공감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징검다리'입니다.
예술로 승화된 현실
『징검다리』의 가장 큰 특징은 돌을 이용한 독특한 아트워크입니다. 작가 니자르 알리 바드르는 시리아의 라타키아 해변에서 주운 자연 그대로의 돌들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는 단순한 미적 선택을 넘어, 깊은 상징성을 담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작가가 바닷가에서 주운 돌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심장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도, 주변의 평범한 돌멩이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과 창조의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표정이 없는 돌들이 이토록 강렬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이는 인간의 감정과 경험이 얼마나 보편적인지, 그리고 예술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어떻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아이와 함께 나눌 수 있는 질문 10가지
- 라마의 처음 모습과 전쟁 후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돌의 배치나 색깔에서 어떤 차이가 보이나요? 이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그림의 세부적인 표현에 주목하고, 전쟁 전후의 감정 변화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라마와 가족이 집을 떠날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여러분이 라마였다면 어떤 기분이었을 것 같나요? 이 질문은 아이들이 라마의 상황에 공감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왜 그 장면이 마음에 남았나요? 아이들이 어떤 부분에 가장 공감했는지 알아보고,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 작가는 왜 사람 얼굴 대신 돌을 사용했을까요? 돌로 만든 그림이 이 이야기를 전하는 데 어떤 특별한 점이 있을까요? 예술적 표현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 생각해보는 질문입니다.
- '징검다리'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우리 주변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책 제목의 상징적 의미를 이해하고, 일상에서의 연결과 소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가 우리 반에 전학 왔다면 어떻게 대해주고 싶나요?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공감과 포용의 태도를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입니다.
- 평화란 무엇일까요? 여러분에게 평화로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평화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 전쟁을 피해 온 사람들을 돕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실천적인 연대와 도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입니다.
- 이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현실 세계의 문제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과 반응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 만약 라마에게 편지를 쓴다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나요? 공감과 소통의 메시지를 직접 표현해보는 활동을 통해 책의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징검다리』가 전하는 메시지
『징검다리』는 전쟁과 난민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를 놓치지 않습니다. 이 책은 난민이 단순히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상기시킵니다.
또한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평화의 소중함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자연스럽게 가르쳐줍니다. 라마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세상에는 자신과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징검다리』는 단순한 그림책이 아닙니다. 이는 세상을 잇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진정한 '징검다리'입니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며, 평화와 연대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전쟁의 아픔과 난민의 현실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징검다리』. 이 책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선물하고,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인간적 가치를 일깨워주는 소중한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기억했으면 합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작은 돌멩이들이 모여 강을 건너는 징검다리가 되듯, 우리의 작은 이해와 공감이 모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첫걸음은 바로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듣고,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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